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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캐나다 (written in Feb 4th)


 

지금 내가 있는 여기 캐나다 밴쿠버의 다운타운은 한 블록마다 커피 전문점이 하나씩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로컬 브랜드인 Tim Hortons, Blenz 등 수많은 커피 전문점들은 Vancouverite의 일상 속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성업 중이다. 덕분에 피부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거의 10년간 커피를 입에 대지 않았던 내가 커피를 비롯하여 온갖 종류의 차를 마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행복하다. 예전처럼 피부가 계속 말썽을 피웠더라면 지금 내 생활의 낙의 24.79039%에 해당하는 부분은 무엇으로 대신 채워질 수 있었을까. 사실 여기 도착한 이후로는 피부 때문에 속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물이 맑아서인지, 내 마음이 편해서인지, 나이가 먹어서 호르몬이 안정되어서인지- 이유는 알 길이 없다만 아무튼 피부가 굉장히 좋아졌다 : 나로 하여금 커피 전문점을 마음 놓고 드나들게 만든 최초의 동기였다.

처음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에는 Tim Hortons를 즐겨 찾았었다. 스타벅스는 한국에서도 질리도록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의도적으로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는 증상(?)을 보였던 것 같다. 위에서 말한 3개의 커피 전문점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을 선보이는 곳이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였다. 기본 커피 short size가 13%라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붙고도 $1가 채 안된다. 처음 이 경험을 했던 날, 나는 마음 속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것을 느꼈다. Unbelievable -> amazing -> exciting –(비교작업)-> upset(한국에서의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현실인식:당분간은 여기 있을 것이다) -> peaceful&happy …약 5초에 걸쳐 이 정도의 mind process가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Tim Hortons만 드나들다가 친구들과 우연히 Robson St.에 있는 한 스타벅스에 갈 일이 있었다. 밴쿠버에서 처음으로 간 거였는데, ‘스타벅스가면 한국인들밖에 없다’와 같은 말은 낭설이었음을 두 눈으로 확인했으며, 한국과 아주아주아주아주 흡사한 인테리어에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꼈다. 처음 몇 주간은 모든 것이 새로워야 직성이 풀렸는데(뭐랄까, 본전 뽑는 기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안정감이 행복의 원천이 된 것이다. 게다가 너무도 사랑스러운 가격 : 기본 커피 tall size가 $1.75(세금 포함), 여기에 나의 사랑스러운 보라색 텀블러를 들고 가면 할인 적용 들어가 주셔서 $1.64…Tim Hortons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한화로 환산했을 때 1400원 안팎의,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Condimental bar도 한국이랑 비교도 안 되게 너무 잘 되어 있는데, 우유가 3종(whole, low fat, half&half)이나 구비되어 있고, 액상 커피크림도 감질나지 않게 팔뚝만한 보온병에 가득가득 들어 있으며, 설탕도 흰색, 갈색, 유기농 3종 구비…게다가…꿀도 있다ㅠ▽ㅠ!!! 베이커리도 한국에 비해 전체적으로 가격이 싼 편이다. 지난 주 일요일에 휘슬러 빌리지 내 스타벅스에서 주먹만한 저지방 쵸코 브라우니(역설이라고 생각하지만, 태그에 그렇게 씌여 있었다ㄱ-;)를 주문하고 $2를 낸 기억이 난다.

그러저러한 이유로 한국의 된장녀 논란 따위는 잊은지 오래되었다. 요즘은 $1.64내고 거의 grande size에 가까운 tall size 커피를 주문하여 저지방 우유 1.5cm, 꿀 3바퀴 돌려 넣고 홀짝이면서 밴쿠버 metro(한국 지하철 metro와 로고가 같다! metro 한국 것인 걸로 알고 있는데… 다소 뿌듯하다ㅎㅎ) 읽는 게 생활의 낙이다. 한국과 다르지만 한국을 떠올리게 해주는 스타벅스, 그리고 그 곳에서 찾는 마음의 위안과 여유 : May this happiness continue!

by 하링링♬ | 2007/04/06 09:37 | 걷다가 한 마디, 툭ㅎ | 트랙백 | 덧글(9)

기다리고 기다리던 벤쿠버에서의 첫 포스팅! (written in Feb 4)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여기 시간으로 2월 4일 일요일 오후 6시 19분이다. ‘시차 계산도 할 줄 모를까봐서 그런 걸 가르쳐 주는 거냐’라고 기분나빠하지 말길 바란다. 문제는 내 컴퓨터다. 어찌된 이유에서인지, 지난 번에 10분간 접속하여 ㅆㅇ 홈피 대문을 바꾼 이후로는,  집에서 무선 인터넷 접속이 전혀 되지 않는다ㅠ_ㅠ 뭐…덕분에 방과 후 집에서 무려 공부(!)를 하는 바람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긴 하다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고 보는 바다. 아무튼 지금 나는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는 컴퓨터에서 워드창을 띄워 놓고 이 글을 쓰고 있고,  아이팟에 저장해서, 온라인 상에는 내일 모레, 그러니까 화요일 즈음에 학교 근처에 있는 유학원(내가 여기 오는데 이용한 곳)에 가서 거기 있는 PC를 이용하여 업로드 할 예정이다. 아마 당분간 이런 생활을 계속 해야 할 듯 싶다ㄱ-;
 
밴쿠버에 도착한지 오늘로 12일째이다. 한국에 있었다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2주일’ 정도에 불과했을테지만, 밴쿠버에서의 12일은 하루하루가 굉장히 밀도있게 지나갔다. 벌써 한 달은 여기서 산 사람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아마도 개강 전에 본의 아니게 꽤 많은 시간을 벌게 되었던 것 때문이리라. 개강은 월요일이었는데 그 전 주 수요일에 도착했으므로, 나는 약 나흘에 걸친 full empty days를 혼자 보내야 했다. 나는 다운타운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남들은 학교에서 사귄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은행 계좌 트기, 휴대폰 만들기, Sears 쇼핑 따위를 모두 혼자 했고, 그 과정에서 밴쿠버 중심가의 이모저모를 고도의 집중력으로(!) 꽤 훌륭히 자습해낸 것 같다. 홈스테이를 벗어나 moving out해 나갈 집을 알아보러 돌아다니는 것까지도 혼자 하고 있으니 말 다 했다고 본다 (사실 이건 내일부터는 시정할 생각이다. 집 알아보러 다닐 때는 혼자 다니는 게 아니라는 여러 사람들의 충고가 있었기에;; 그래서 내일은 여기 와서 사귄 친한 동생과 함께 보러 갈 예정이다). 짐작하건대, 작년 이맘때즈음 열흘간 홀로 파리 시내를 헤집고 다닌 경험이 나를 이렇게 근거 없이 용감한 아이로 만들어 준 것 같다.
 
월요일에 시작한 학교는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밴쿠버에 있는 어학원들 중에서도 괜찮은 편에 속하는 곳이라고 누누히 들어왔는데, 과연 헛된 명성은 아니었나보다. 나는 아까 말한 full empty days를 이용하여 레벨 테스트에 너무나 심히 철저하게 대비한 나머지, 오리엔테이션 날에 학원에서 세 번째로 높은 레벨을 받고야 마는 기염을 토했다ㄱ-; 오전에는 Communication이라고 해서 3시간동안 열~~~~~~~~~~~~~~~~~~~~~~라게 떠들기만 하는 수업을 듣고 있고, 오후에는 Filmmaking이라고 해서 한 달에 걸쳐 10분 안팎의 짤막한 영화를 만드는 흥미로운 수업을 듣고 있다. 겨우 1주일 보낸 상태라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평가할 시기가 아니라고 본다만, 적합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는 확신한다. 수업마다 한국인들이 정말 많긴 많은데(적어도 1/3), 다들 심히 영어로 말하고 싶어해서 공부하는 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뭐, 언제까지 갈 지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가능하면 그 마음들이 쭉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이다.

by 하링링♬ | 2007/03/25 04:34 | "RINGING : OnAir"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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