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4월 06일
커피와 캐나다 (written in Feb 4th)
지금 내가 있는 여기 캐나다 밴쿠버의 다운타운은 한 블록마다 커피 전문점이 하나씩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로컬 브랜드인 Tim Hortons, Blenz 등 수많은 커피 전문점들은 Vancouverite의 일상 속에서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성업 중이다. 덕분에 피부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거의 10년간 커피를 입에 대지 않았던 내가 커피를 비롯하여 온갖 종류의 차를 마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행복하다. 예전처럼 피부가 계속 말썽을 피웠더라면 지금 내 생활의 낙의 24.79039%에 해당하는 부분은 무엇으로 대신 채워질 수 있었을까. 사실 여기 도착한 이후로는 피부 때문에 속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물이 맑아서인지, 내 마음이 편해서인지, 나이가 먹어서 호르몬이 안정되어서인지- 이유는 알 길이 없다만 아무튼 피부가 굉장히 좋아졌다 : 나로 하여금 커피 전문점을 마음 놓고 드나들게 만든 최초의 동기였다.
처음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에는 Tim Hortons를 즐겨 찾았었다. 스타벅스는 한국에서도 질리도록 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의도적으로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는 증상(?)을 보였던 것 같다. 위에서 말한 3개의 커피 전문점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을 선보이는 곳이라는 점도 매력 포인트였다. 기본 커피 short size가 13%라는 어마어마한 세금을 붙고도 $1가 채 안된다. 처음 이 경험을 했던 날, 나는 마음 속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것을 느꼈다. Unbelievable -> amazing -> exciting –(비교작업)-> upset(한국에서의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현실인식:당분간은 여기 있을 것이다) -> peaceful&happy …약 5초에 걸쳐 이 정도의 mind process가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Tim Hortons만 드나들다가 친구들과 우연히 Robson St.에 있는 한 스타벅스에 갈 일이 있었다. 밴쿠버에서 처음으로 간 거였는데, ‘스타벅스가면 한국인들밖에 없다’와 같은 말은 낭설이었음을 두 눈으로 확인했으며, 한국과 아주아주아주아주 흡사한 인테리어에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의 안정감을 느꼈다. 처음 몇 주간은 모든 것이 새로워야 직성이 풀렸는데(뭐랄까, 본전 뽑는 기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안정감이 행복의 원천이 된 것이다. 게다가 너무도 사랑스러운 가격 : 기본 커피 tall size가 $1.75(세금 포함), 여기에 나의 사랑스러운 보라색 텀블러를 들고 가면 할인 적용 들어가 주셔서 $1.64…Tim Hortons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한화로 환산했을 때 1400원 안팎의, 말도 안 되는 가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Condimental bar도 한국이랑 비교도 안 되게 너무 잘 되어 있는데, 우유가 3종(whole, low fat, half&half)이나 구비되어 있고, 액상 커피크림도 감질나지 않게 팔뚝만한 보온병에 가득가득 들어 있으며, 설탕도 흰색, 갈색, 유기농 3종 구비…게다가…꿀도 있다ㅠ▽ㅠ!!! 베이커리도 한국에 비해 전체적으로 가격이 싼 편이다. 지난 주 일요일에 휘슬러 빌리지 내 스타벅스에서 주먹만한 저지방 쵸코 브라우니(역설이라고 생각하지만, 태그에 그렇게 씌여 있었다ㄱ-;)를 주문하고 $2를 낸 기억이 난다.
그러저러한 이유로 한국의 된장녀 논란 따위는 잊은지 오래되었다. 요즘은 $1.64내고 거의 grande size에 가까운 tall size 커피를 주문하여 저지방 우유 1.5cm, 꿀 3바퀴 돌려 넣고 홀짝이면서 밴쿠버 metro(한국 지하철 metro와 로고가 같다! metro 한국 것인 걸로 알고 있는데… 다소 뿌듯하다ㅎㅎ) 읽는 게 생활의 낙이다. 한국과 다르지만 한국을 떠올리게 해주는 스타벅스, 그리고 그 곳에서 찾는 마음의 위안과 여유 : May this happiness continue!
# by | 2007/04/06 09:37 | 걷다가 한 마디, 툭ㅎ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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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지 대접 받은 느낌도 좋고. 이래저래 좋은 차.
저 가격의 구수한 아메리카노 생각만 해도
절대 돌아오고 싶지 않겟다ㅎ
유학생활 열심히 잘 하시는거 같아서 제가 다 뿌듯하네요 ^^
적응도 잘 하고 있는가보구나~ㅋㅋ 보고싶다^^
다만 한가지 아쉽게도 메트로는 글로벌 브랜드입니다.
한국도 그저 지점일뿐-_-